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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잘,
대전 중구 대흥동 479-9번지 / 1층 그리고 2층
언제였지, 3년인가 4년 전에 프랑스에서 공부하다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왔었을 때가 있다. 그때 친구가 대전에 놀러 왔었는데 나도 대전에 이사온지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를 때였다. 밥을 대충 때우고 커피 마실 곳을 찾았는데 그때 갔던 곳이 바로 '여전히 잘'이다. 그때 이후로 카페 내부도 많이 바뀌고 변했지만 지금까지도 계속 찾고 있는 카페 중 하나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큰 원목 테이블에 서로 다른 의자들이 있는 공간이다. 원래 배치는 이렇지 않았지만 언제인가부터 이 큰 테이블이 카페 가운데에 자리 잡고 중심을 지켜준다.
벨기에 앤트워프를 여행 중에 갔던 Museum of Modern Art, 현대미술관 로비에 있던 테이블을 연상시킨다. 큰 로비 중앙에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고 수십 개의 각자 다른 모양과 크기를 가진 의자들이 놓여있었는데, 그때 그 공간을 나는 참 좋아했다. 전시보다도 그 로비 공간이 기억에 더 남으니 말이다.
언제 가도 나는 이 자리에 앉는다. 왜인지 모르지만 이 테이블은 항상 비어져 있었다. 다른 테이블은 다 차도 항상 아무도 앉지 않는 유럽이 었다면 항상 먼저 자리가 찼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여전히 잘은 1층과 2층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1층은 빈티지스러운 느낌이 난다면 2층은 항상 어떠한 컨셉으로 자주 바뀌는 것 같다. 약간 팝업스토어같은 느낌이다. 여름에 갔을때는 서핑보드와 컬러풀한 색감의 가구들로 꾸몄다면, 지금은 위의 사진같은 느낌이다. 나중에 큰집을 사서 저런 큰-화분을 들이고 싶었는데 역시나 큰집을 꼭 사야곘다. 넓은 테이블과 큰 화분을 들일 수 있을 만한.
길을 지나가다 보면 항상 저 창문 너머로 커피를 내리고 있는 사장님(?)의 모습이 보인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생인 줄 알았는데 몇 년째 계시는 걸 보곤 사장님이 구나 했다. 여전히 잘이 있는 거리는 뭔가 정감 가고 따뜻한 옛날 우리 동네의 한 골목길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항상 붙어있는 천으로 만든 '여전히 잘' 간판. 크리스마스에는 '성탄잘', 새해에는 '새해도 잘'처럼 귀여운 문구들로 바뀐다. 참 재미있다.
▶메뉴 추천
1. 소금 커피
아인슈페너 위에 소금이 살짝 뿌려진 '여전히 잘'의 시그니처 소금 커피.
크림이 맛있어서 자꾸 홀짝이게 되는, 평범하면서도 살짝씩 나는 짠맛이 왠지 모르게 끌린다. 커피와 담백한 단짠의 조화가 좋다.
2. 바닐라라테
바닐라라테 아이스에는 얼음 대신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가서 녹아도 그 맛을 유지한다. 섬세한 배려.
그리고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과일을 같이 주셨는데 달고 맛있고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
▶총평
맛은 다 좋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성비가 떨어진다. 메뉴의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거니와, 양이 진짜 적다.
그렇지만 '여전히 잘'은 그 공간 자체로 찾아갈만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포근하고 따뜻하고 정이 느껴지는 공간이 그립다면 '여전히 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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